
산행을 준비하며 배낭을 챙긴다. 아내는 옆에서 빠진 게 없는지 체크하고, 안전하게 다녀오라며 잔소리를 퍼붓는다. 무사히 돌아오는 게 산행의 진짜 마무리라며. 나는 한 달 전부터 계획을 세운다. 유튜브를 통해 산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등산할 코스를 미리 파악한다. 그리고 산을 오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기본 체력을 다진다. 집 근처의 낮은 산들을 오르내리며 보폭과 자세를 점검하고, 걷는 거리도 점점 늘려가며 몸을 단련시킨다. 이런 과정을 거치면 확실히 산을 더 잘 탈 수 있다.
산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. 먹는 것, 입는 것, 신는 것, 그리고 등산에 필요한 장비들까지. 이 모든 것이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. 그렇다고 짐이 너무 많아도 힘들고, 꼭 필요한 것을 빼먹는 것도 위험하다. 처음 산을 탈 때는 필요해 보이는 모든 것을 배낭에 꾸역꾸역 넣었다. 그걸 다 짊어지고 산을 오를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. 시간이 지나면서 진짜 필요한 것과 빼야 할 것을 알게 됐다. 짐이 점점 가벼워졌고, 산을 오르기도 쉬워졌다.
사람들은 나에게 왜 산에 가느냐고 묻는다. "산이 거기 있으니까." 어느 산악인이 그랬다는데, 정말 그런 것 같다. 우리나라의 70%는 산이다. 고개만 돌려도 어디든 산이 보인다. 산이 주는 이로움을 누가 모르겠는가.
도심에 찌든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산. 그 상쾌한 공기와 에너지는 병원 링거보다 훨씬 강한 회복력을 준다.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들이 자연에서 치유되었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종종 듣는다. 자연은 치유와 회복의 힘이 있다. 산이 그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.
숨이 턱 밑까지 차올라 "다신 산에 안 오를 거야" 싶을 때도 있다. 하지만 그 고통의 순간을 이겨내고 정상에 섰을 때의 희열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. 사람들은 대부분 정상을 보기 위해 산에 오르지만, 산은 오르는 자에게 상상도 못한 선물 같은 풍경을 보여준다.
산을 오르다 보니 어느새 몸이 건강해졌다. 아내는 툭 튀어나온 배를 보고 “곧 출산하겠다”고 놀렸다. 그런데 어느 순간 배가 들어가고, 몸무게가 정상으로 돌아왔으며, 종아리와 허벅지가 탄탄해졌음을 느꼈다. 산이 나에게 준 선물이었다.
그뿐만이 아니다. 나는 산을 통해 인생을 배운다. 오르막과 내리막을 걷다 보면 겸손해야 할 이유를 깨닫는다.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는 건 진리다. 그러니 낙망할 이유도, 교만할 이유도 없다. 또한 버릴 것은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. 모든 걸 짊어지고 가려 하면 힘들기만 하다. 꼭 필요한 것만 들고 가야 덜 힘들다는 걸 배웠다.
자연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다. 그 자연 앞에 때로는 겸손히 무릎 꿇어야 함도 알게 된다. 산은 내 인생의 스승이자 교훈이다.
지난주에는 설악산 오색에서 대청봉, 중청봉, 소청봉을 지나 공룡능선을 탔다. 그렇게 준비했음에도 조금 힘들었다. 그러나 그 아름다운 설악산의 풍경은 내 마음을 깊이 치유해 주었다. 그 힘으로 또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.
이제는 ‘우리나라 100대 명산’을 모두 올라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. 산을 정복하고 싶어서가 아니라, 각 산이 가진 고유한 아름다움과 멋을 느껴보고 싶기 때문이다.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. 산을 오르기 전 공부해야 할 것도 많다. 산의 특징, 그리고 산을 대하는 나의 자세. 그것을 알고 오르는 것과 모르고 오르는 것은 천지 차이다.
산도, 인생도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‘겸손’이다. 오르기 전에도, 오르는 중에도, 내려온 후에도 여전히 겸손히 산을 더 알고, 나 자신을 더 알아야 한다. 모르는 게 약이 아니다. 모르는 건 곧 생명과 직결된다.
아내가 묻는다. "이제 어느 산에 갈 거야?"
글쎄. 이번에는 불수사도북(불암산, 수락산, 사패산, 도봉산, 북한산) 48km 종주에 도전해볼까? 아니면 먼저 육구종주(육십령에서 구천동까지 36km)부터 해볼까?

윤용안 기술책임
산행을 준비하며 배낭을 챙긴다. 아내는 옆에서 빠진 게 없는지 체크하고, 안전하게 다녀오라며 잔소리를 퍼붓는다. 무사히 돌아오는 게 산행의 진짜 마무리라며. 나는 한 달 전부터 계획을 세운다. 유튜브를 통해 산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등산할 코스를 미리 파악한다. 그리고 산을 오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기본 체력을 다진다. 집 근처의 낮은 산들을 오르내리며 보폭과 자세를 점검하고, 걷는 거리도 점점 늘려가며 몸을 단련시킨다. 이런 과정을 거치면 확실히 산을 더 잘 탈 수 있다.
산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. 먹는 것, 입는 것, 신는 것, 그리고 등산에 필요한 장비들까지. 이 모든 것이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. 그렇다고 짐이 너무 많아도 힘들고, 꼭 필요한 것을 빼먹는 것도 위험하다. 처음 산을 탈 때는 필요해 보이는 모든 것을 배낭에 꾸역꾸역 넣었다. 그걸 다 짊어지고 산을 오를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. 시간이 지나면서 진짜 필요한 것과 빼야 할 것을 알게 됐다. 짐이 점점 가벼워졌고, 산을 오르기도 쉬워졌다.
사람들은 나에게 왜 산에 가느냐고 묻는다. "산이 거기 있으니까." 어느 산악인이 그랬다는데, 정말 그런 것 같다. 우리나라의 70%는 산이다. 고개만 돌려도 어디든 산이 보인다. 산이 주는 이로움을 누가 모르겠는가.
도심에 찌든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산. 그 상쾌한 공기와 에너지는 병원 링거보다 훨씬 강한 회복력을 준다.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들이 자연에서 치유되었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종종 듣는다. 자연은 치유와 회복의 힘이 있다. 산이 그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.
숨이 턱 밑까지 차올라 "다신 산에 안 오를 거야" 싶을 때도 있다. 하지만 그 고통의 순간을 이겨내고 정상에 섰을 때의 희열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. 사람들은 대부분 정상을 보기 위해 산에 오르지만, 산은 오르는 자에게 상상도 못한 선물 같은 풍경을 보여준다.
산을 오르다 보니 어느새 몸이 건강해졌다. 아내는 툭 튀어나온 배를 보고 “곧 출산하겠다”고 놀렸다. 그런데 어느 순간 배가 들어가고, 몸무게가 정상으로 돌아왔으며, 종아리와 허벅지가 탄탄해졌음을 느꼈다. 산이 나에게 준 선물이었다.
그뿐만이 아니다. 나는 산을 통해 인생을 배운다. 오르막과 내리막을 걷다 보면 겸손해야 할 이유를 깨닫는다.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는 건 진리다. 그러니 낙망할 이유도, 교만할 이유도 없다. 또한 버릴 것은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. 모든 걸 짊어지고 가려 하면 힘들기만 하다. 꼭 필요한 것만 들고 가야 덜 힘들다는 걸 배웠다.
자연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다. 그 자연 앞에 때로는 겸손히 무릎 꿇어야 함도 알게 된다. 산은 내 인생의 스승이자 교훈이다.
지난주에는 설악산 오색에서 대청봉, 중청봉, 소청봉을 지나 공룡능선을 탔다. 그렇게 준비했음에도 조금 힘들었다. 그러나 그 아름다운 설악산의 풍경은 내 마음을 깊이 치유해 주었다. 그 힘으로 또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.
이제는 ‘우리나라 100대 명산’을 모두 올라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. 산을 정복하고 싶어서가 아니라, 각 산이 가진 고유한 아름다움과 멋을 느껴보고 싶기 때문이다.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. 산을 오르기 전 공부해야 할 것도 많다. 산의 특징, 그리고 산을 대하는 나의 자세. 그것을 알고 오르는 것과 모르고 오르는 것은 천지 차이다.
산도, 인생도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‘겸손’이다. 오르기 전에도, 오르는 중에도, 내려온 후에도 여전히 겸손히 산을 더 알고, 나 자신을 더 알아야 한다. 모르는 게 약이 아니다. 모르는 건 곧 생명과 직결된다.
아내가 묻는다. "이제 어느 산에 갈 거야?"
글쎄. 이번에는 불수사도북(불암산, 수락산, 사패산, 도봉산, 북한산) 48km 종주에 도전해볼까? 아니면 먼저 육구종주(육십령에서 구천동까지 36km)부터 해볼까?
윤용안 기술책임